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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행 꿀정보/뉴욕 New York

[뉴욕 여행] 휘트니 미술관 작품 관람 후기

by Ⓗⓐⓟⓟⓨ 2019. 8. 8.

뉴욕 휘트니 미술관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는 1930년대 미국의 부유하고 저명한 예술품 수집가이자

잘 알려진 조각가였던 거트루드 밴더빌트 휘트니가 설립한 미술관이예요. 

 

원래 휘트니는 수집한 700여개의 미국 예술 작품을 1929년에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에 500개 이상 기증하겠다고 제안했는데 메트로 폴리탄은 검증되지 않은 신진 작가의 작품이라며 이를 거절했다고 해요.

 

그래서 뉴욕 웨스트 8번가에 휘트니 미술관을 오픈하고 수집한 작품들을 전시해두었어요.

이후 1966년 맨해튼 매디슨 가로 이전했다가 2015년 지금의 하이라인 파크 남쪽 입구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새건물로 재이전했지요. 

 

휘트니 여사는 감각있는 미국 예술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꽤 공을 들인 사람인데요.

그래서 휘트니 미술관은 살아있는 미국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곳으로 유명해요. 20세기와 21세기 미국 미술에 초점을 맞춘 예술 세계를 관람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예요.  

 

 

휘트니 비엔날레 

 

 

휘트니 미술관은 비엔날레를 자주하는 편인데요.

설립자의 뜻을 따라 미국의 젊은 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1932년부터 2년마다 휘트니 비엔날레를 열고 있다고 해요.

 

제가 갔을 때도 2019년 비엔날레가 진행중이었는데요.

신선하고 영감을 주는 작품들이 많아서 좋았어요.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고민과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좋았고요.

 

 

 

<National times (Power-line installation>, 2016, Agustina Woodgate

 

 

인간과 주변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에 주로 초점을 맞춰서 작품활동을 하는 아구스틴 우드게이트의 작품을 처음봤는데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A single digital master clock sends power signals to a series of analog slave clocks.'

 

이 사진엔 보이지 않지만 한 쪽 벽면에 시계가 하나 있는데 그 시계 ('a single digital master clock')가 다른 시계들 ('a series of analog slave clocks')에게 파워 시그널 ('power signals')을 보내고 있다고 작품 설명을 해놓았어요.

 

'Since the Industrial Revolution, schools, factories, hospitals, and offices

have used this kind of network architecture

— referred to as a "master/slave" configuration

to keep consistent time.'

 

산업혁명 이후 '일관된 시간을 유지하기 위해서' 학교나 공장, 병원, 회사 등에서 이런 종류의 네트워크를 했다는 생각이

깊이 와닿았어요.

 

 

 

 

<Born Athlete American : Laurie Hernandez I> , 2018, Jeanette Mundt

 

 

제넷 먼트는 2016년 금메달을 딴 미국 여자 올림픽 체조팀 멤버들의 사진을 여러 이미지의 결합으로 합성시켜

작품을 완성했어요. 이 작품은 시리즈로 여러 작품들이 있고요, 승리를 굳힌 순간들을 여러 이미지의 결합으로 완성시킨 것으로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해줄 뿐 아니라 움직이는 영상같다는 느낌까지 받았어요. 

 

그녀는 19세기 Eadweard Muybridge의 운동 연구에서 비롯된 연속된 사진들을 언급했다고 하는데요. 

 

 

Eadweard Muybridge Boys playing Leapfrog (1883–86, printed 1887) Collotype (출처 : 구글)

 

 

미래파 출현에 큰 영향을 미친 에드워드 무이브릿지의 고속도 사진기를 사용한 운동의 연속사진과 비슷한 느낌이네요. 

 

작품 설명을 읽어보니 이 여러 이미지의 조각은 원본 사진의 엄격한 임시성을 방해함으로써, 올림픽, 체조 경기, 이를 취재하는 언론을 뒷받침하는 국가주의자, 성차별주의자, 기술주의 등의 복잡한 시스템을 암시한 것이라고 해요. 

 

더욱 슬픈 것은 제넷 먼트가 이 시리즈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미국 체조 국가대표님의 의사가 이 그림들에 등장하는 선수들을 포함해서 많은 어린 체조선수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는 이야기였어요. 그래도 제넷 먼트 덕분에 외국인인 저까지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예술의 파급성과 메세지 전달력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상설 전시

 

휘트니 미술관 위쪽 층에는 상설 전시를 하고 있었어요.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애드워드 호퍼 그림이 꽤 있었어요. 

 

 

Early Sunday Morning, 1930, Edward Hopper

 

 

에드워드 호퍼 작품은 몇 년 전에 몽고메리 아트 뮤지엄에서 처음보고 반했는데요. 뉴욕 도시 생활에서 느끼는 쓸쓸함이랄까 이런 것을 솔직하게 표현해낸 점이 참 마음에 와닿더라고요. 

 

에드워드 호퍼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본 휘트니 여사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의 부인이 그림 여러 점을 전시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해요. 

 

 

 

허드슨 강변 쪽에 설치된 다양한 예술품들은 한동안 넋을 놓고 보게 하는데요. 이건 전시품 같은 의자에 앉아서 허드슨 강변을 바라보면서 찍은 사진이예요. 구름과 뉴욕 시티, 강이 어우러져서 낮의 나른함과 편안함을 선사해주었어요. 

 

 

휘트니 테라스 

 

 

 

휘트니 미술관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뷰는 정말 유명하죠. 낮은 낮대로 밤은 밤대로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져요. 

휘트니 미술관은 월~목, 일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하기 때문에 밤뷰를 보시기 힘들지만, 금, 토는 밤 10시까지 하기 때문에 밤뷰를 즐기실 수 있어요. 석양이 그렇게 아름답다고 하니 저녁 하루는 휘트니에서 보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게다가 금요일 7시부터는 기부 입장을 해서 원하는 만큼 돈을 지불하고 입장할 수 있으니 정말 좋죠~

 

 

 

다양한 조형물들도 있어서 뉴욕과 어우러지는 예술 작품들도 감상하실 수 있어요. 지나가는 데 네 발로 엎드려 있는 조형물 엉덩이에서 갑자기 스팀이 퐉 나와서 깜짝 놀래며 까르르했답니다. 생각지 못한 행복을 곳곳에서 발견하실 수 있으니 찬찬히 둘러보세요.   

 

 

감각적인 소품

 

 

 

 

1층에 가시면 예쁜 굳즈를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요. 엽서나 그림 관련 책들도 있지만 이렇게 감각적인 소품들이 많아서 눈이 휘둥그레 해진답니다. 

 

 

휘트니 미술관은 다른 뉴욕에 있는 미술관에 비해서 유명한 작품이 많지는 않아요. 아무래도 그 설립 취지 때문이겠죠.

그렇지만 직접 가보니 유명한 작품이 줄 수 없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이 있었던 것 같아요. 본인 스타일에 맞으시다면 휘트니 미술관에 가보시는 것 적극 추천합니다. 사실 베슬과 하이라인, 첼시 마켓을 가면서 들를 수 있는 곳이라는 위치적 장점과 허드슨 강 뷰가 아름다운 테라스에 가보시는 것만으로도 만족을 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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