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사람 관찰하는 것을 좋아해서 미국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나 유심히 살펴볼 때가 많아요.
요즘 느낀 거는 미국 사람들이 비교적 다른 사람을 많이 배려하는 것 같다는 점이에요.
남에게 피해주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여요.
(물론 안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요. 어느 나라나 그렇죠.)
앞서 간 사람이 문을 붙잡고 있어주는 것이 단적인 예에요.
사실 모르는 사람한테 간단한 인사하는 거는 그런 사람도 있고 안 그런 사람도 있거든요.
그런데 문은 대부분 잡고 있어주는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 엄마랑 미국 친척집에서 방학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어딜 가나 젠틀맨들이 문을 열어 주고 잡아주고 하니까
엄마가 굉장히 감동받아 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어린 저도 미국 사람들은 참 친절하고 매너있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근데 그게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는 성향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내가 피해 받는 게 싫으니까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주지 말아야겠다는 거 아닐까 싶어요.
그러고보면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는 다르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엘리베이터에서
학교 수업이 끝나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어요.
저는 앞 쪽에 서 있어서 먼저 탈 수 있었죠.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엘레베이터 탈 때 삐-이 소리나기 전까진 서로 배려해가며 타잖아요.
그런데 미국 사람들은 충분한 공간이 있는데도 어느 정도 찼다고 생각하면 절대 타지 않더라고요.
제가 보기엔 두 세 사람은 거뜬히 탈 수 있을만큼 공간이 있었거든요,
사람들끼리 띄엄띄엄 서있기도 했고요.
그런데 수업 시간에 그렇게 친절했던 사람들도 여기 공간 있으니 타세요 라고 하지도 않았어요.
학생 식당에서
학생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도 그래요.
다른 학생들이랑 시간이 안 맞아서 보통 혼자 밥을 먹는데 가끔 익스큐즈 하고 가는 학생들이 있어요.
처음에는 나한테 하는 거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여러 번 겪다 보니까 자기가 제 뒤로 지나가는 거를 미안하다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사실 저는 그 사람이 지나가는지도 몰랐고, 저랑 살이 닿거나 불편하게 한 게 없었거든요.
그래도 그들에게는 그게 굉장히 미안한 일 같았어요.
아울렛에서
한 번은 큰 아울렛에 가서 쇼핑을 하고 있었어요.
저는 카트가 없었고 제 앞쪽에 계신 미국 백인 할머니는 카트를 밀고 다니시면서 옷 쇼핑을 하고 계셨죠.
앞으로 가는 게 동선이 짧았고, 옆으로 이동할 수도 없는 구조여서 아임쏘리하면서 살짝 옆으로 지나갔어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충분히 지나갈만한 공간이었고 할머니랑 접촉도 안 했거든요.
그런데 미국 백인 할머니가 뒤로 돌아가면 될 것을 자기 옆으로 지나갔다고 굉장히 언짢아하셨어요.
제 생각에는 인종 차별이라기 보다 그들이 생각하기에는 좀 불편한 행동이었던 것 같아요.
화장실에서
ESL 선생님이 해준 이야기인데 미국 사람들은 화장실에서도 왠만하면 서로 멀리 있는 칸을 사용한다고 하더라고요.
화장실이 두 칸이면 어쩔 수 없지만,
세 칸인 경우에는 맨 끝에 사람이 있으면 그 옆 칸을 이용하지 않고 그 다음 칸을 사용한다는 거예요.
최대한 떨어지려는 노력을 하는거죠.
그래서 그럴까요? 생각해보니까 화장실 갔을 때 가운데 칸 보다는 양 옆쪽 칸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이밖에 공공장소에서 지나갈 때도 미국인들이 제가 생각하기에 좀 넓다 싶을 정도로 간격을 두고 지나가는 것 같아요.
만약 그 반경 안에 자신이 들어가야 할 때는 꼭 미안하다고 말을하죠.
아마도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의 적정 거리가 있나봐요.
그게 한국인인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더 넓은 것 같아요.
출처 : https://lizprovasi.wordpress.com/2012/04/01/personal-space/
궁금해서 구글링을 좀 해봤더니 역시나 Personal Space 라는 게 있더군요.
찾아보니까 어렸을 때부터 엄청 열심히 교육시키더라고요.
Personal Space bubble 이라고 해서 타인이 침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는 범위를 버블로 표현하기도 하더라고요.
버블이 터지지 않게 조심해서 거리를 유지하라는 의미일 수도 있고
그걸 침범하면 버블이 터지는 것처럼 불편해지니까 이렇게 이름 지은 게 아닌가 싶어요.
영상 보니까 스페인 사람들도 그런 것 같으니 스페인 여행 시에도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미국에 살게 된 이상 저도 상대방의 Personal Space를 지켜주면서 매너있게 살아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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